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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오스 정원의 ‘phoun khoun’ 레스토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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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KLEA 댓글 2건 조회 4,354회 작성일 22-08-10 2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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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이 길로 방비엥을 거쳐 루왕프라방 가는 관광객은 거의 없다. 편리함을 찾는 여행객은 고생하는 것을 싫어하기 때문이다. 방비엥에서 루왕프라방 가는 길 ‘가시’라는 지역을 지나면서 고산지대로 길이 이어진다. 


예전에 나는 라오스에 관한 글을 쓰면서 가시 처녀와 방비엥 총각이라는 글을 썼었다. 처갓집인 ‘가시’라는 지역에 사는 이 젊은 부부의 이야기에 많은 분들이 흥미롭다는 반응을 보였었다.


이 둘은 바로 푸꾼 산 정상에 있는 레스토랑에서 만나 사랑을 이어왔다고 한다. 처녀는 가시에서 푸쿤 산, 총각은 방비엥에서 푸쿤산 둘은 바로 중간 지점인 푸쿤 산 정상의 레스토랑에서 만나 사랑을 맺었고, 급기야 여자 나이 15살 남자 나이 17살에 결혼했다.


이런 부부에게 사랑이란 무얼까. 물끄러미 가시 지역을 들린 나를 향해 이방인의 모습에 호기심을 보였던 가시 처녀, 아니, 가시 아줌마, 나는 호기심이 발동하여 나이를 물었다. “아뉴 짝삐(나이가 몇이니?)” 라고 물으니 그 아줌마는 사오쏭삐(22살)라고 말했다. 


아직 어려보이긴 하지만 그녀에게는 간난 아이가 안겨 있었다. 그래서 나는 친절하게 답한 호의로 5만킵(5천원 상당) 지폐를 내 밀었더니, 그것을 받아 쥐면서 어두컴컴한 방안으로 시선을 향했다.


헐 그랬더니 그곳에 있던 또 다른 아이가 달려들었다. 나는 다시 그 녀석에게 5만킵을 한 장 더 쥐여주었고, 그랬더니 이번에는 조금 더 큰 아이가 어두컴컴한 집안에서 또 뛰어 들었다. 헐 그렇게 다섯 명의 아이에게 돈을 주고 말았다. 


그러니 총 여섯 명의 아이였다. 그리고 마지막에는 어떤 젊은이가 나타났는데 전기도 안 들어는 집안에 있던 그녀의 남편이었다. 15살 17살에 만나서 그 동안 아이를 여섯이나 만들었던 것이다. 


마침 부슬비가 오고 있었기에 그녀의 남편은 밭일을 하다 말고 잠시 집에 머물고 있다고 말했다. 그래서 나는 둘이 어떻게 만났느냐고 물었다. 내 아내의 집이 가시였고, 한 날 방비엥에서 오토바이를 타고 가시를 지나는데 아내가 너무 예뻐서 한 눈에 반했다고, 그래서 우리 둘은 푸쿤 산을 경계로 사랑을 나누게 되었다고 했다. 특히 그 레스토랑에서…… 차도 마시고 밥도 먹었노라고……


아름다운 레스토랑과 푸쿤 산 그 둘은 푸쿤 산이 맺어준 사랑이 분명했다.


나는 푸쿤 산을 라오스의 진짜 정원이라고 일찍이 규정하였다. 세상 그 어떤 산보다 아름다운 산, 이제 라오스에 가면 그 산을 못 보게 된다니, 정말 아쉽기만 하다. 중국의 산은 우람하고 무섭지만 푸쿤 산은 아름다움으로만 똘똘 뭉친 산이다.

그런데 그 산속에도 다양한 인종이 살고 있다는 게 더 놀랍다. 한번은 푸쿤 산 정상에서 산을 관람하고 있었는데, 산 아래 저 밑에서 두 소녀가 광주리를 머리에 동여매고 올라오는 것이었다. 너무 밑이라서 새까만 점이 천천히 산을 오르고 있었는데 점점 가까워지면서 두 소녀의 모습으로 변해갔다.


나는 한참동안 그 점이 사람이 되어가는 모습을 지켜봤는데 그 둘이 광주리에 들고 온 것은 노각 두 개였다. 그걸 레스토랑에 팔기 위해 한참을 걸어왔다고 했다. 아, 그 지저분한 옷과 신발도 안 신은 채, 그리고 그런 마을이 산 속에는 가득하다고 내 차를 운전하던 라오스 운전기사는 말했다. 


그 아름다움의 속살에는 이런 사람들이 있었구나, 싶은 생각에 나는 그 두 소녀에게 노각을 사고 말았다. 그것도 10만 킵(만원 상당)을 주고 그 노각을 사서 레스토랑에서 깎아 먹었던 기억이 난다.


이제는 그 어떤 여행사도 그 길로 루왕프라방을 가지 않는다. 철도가 놓이고, 고속도로가 뚫였기 때문이다. 아, 발전이 그리 좋은 것만 아닌 것 같다. 푸쿤 산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에게는 오히려 해가 되는 개발이다. 


문득 그 푸쿤 산이 그리워지는 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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